미국에서 포닥으로 살아가기

 

 

미국에서 포닥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음...

제가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나만 헐값에 일하는 것 같다'였습니다.

사실 재미있고, 좋아해서 시작한 공부지만, 동시에 생업이기도 하니까요...

 

처음 미국에 오기로 했을 때, 지인은 생활비를 아끼면 살 수 있다고 말해주었지만

제가 미국에 와서 느낀 점은 '2인 가족 까지는 버틸 수 있다' 입니다.

말 그대로 버틸 수는 있다.

 

 

 NIH에서는 포닥 월급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지만,

말 그대로 가이드라인일 뿐 모든 대학이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하지는 않으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포닥 1년차의 연봉은 약 $56,000인데, 언뜻 충분해 보이지만 세금이 1/3, 렌트비가 1/3을 차지합니다.

남은 돈으로 의료보험료도 따로 내고, 은퇴 계좌에도 넣고(저의 경우 월급이 은퇴자금을 제하고 나와요),

자동차 보험, 아파트 보험, 휴대전화 비용, 기타 등등을 모두 처리하다 보면 쉽게 마이너스가 됩니다. 

일단 저도 현재 포닥 1년차 연봉 미만을 받고 있고요. 

또, 어느 지역에서 포닥을 하는 가도 중요합니다. 

뉴욕에서 연봉 $56,000을 받는 것과, 시카고에서 연봉 $56,000을 받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지역에 따라 렌트비도 다르고, 생활 전반에 필요한 비용도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중부 쪽은 상대적으로 living cost가 낮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지역과 연봉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순수하게 생활비로만 쓰는 비용을 생각하면 한국에서 더 여유롭게 살았어요.

일단 한국에 거주하면 집세가 이정도로 나가지는 않으니까요^^; 

저처럼 어린이가 있는 가정은 더욱 그렇습니다. 

일단 학교에 기본으로 지출하는 것들도 있고, 아이들 생일도 있고, 다른 활동들을 하려면 빠듯하죠. 

 

그런데 아무래도 여행으로 온 것이 아니고, 삶이 되다 보니 장점보다는 단점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잖아요. 한국에서도 대부분 직장에 가기 싫고 힘들고 그러니까요ㅎㅎ 

 

그럼에도 미국으로 왔던 이유는 상대적으로 나이에 대한 제한이 낮다고 판단된다는 점, 

네트워크와 커리어에 더 도움되는 환경이 있다는 점, 

어린이에게 영어와 다문화에 친근한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 등이 있어요.

이건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배우자에게도 문화 경험의 기회가 됩니다. 

하지만, 사실 배우자가 같은 연구자가 아니라면, 배우자의 많은 도움과 희생이 필요해요. 

말이 좋아 문화 경험이지 언어 장벽과 환경의 변화를 감수해야 하니까요. 

 

AI에게도 40세 여성 포닥, 8세 어린이가 있는 경우

미국 포닥을 선택하는 이유를 분석해 달라고 했더니 비슷한 말을 해주더군요.

AI가 분석하는 장점과 단점에 많은 공감이 되었어요. 

 

혹시 미국에서의 포닥 생활을 선택하시는 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여러 부분을 많이 고려하시면 좋겠어요. 

저는 남편에게 자신있게 미국으로 오자고 말했지만, 

마주한 현실은 제 생각보다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제 생각이고, 각자의 사정과 상황이 있으니 읽으시는 분은 동의하지 않으실 수도 있지만요 : )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제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쉽진 않습니다. 

종종 안정되지 않고 기약 없는 불안에 요동치는 제 마음과도 싸워야 하니까요.

 

끝으로 마음 챙김과 명상을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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